2013. 1. 7. ~ 2013. 3. 1.
#19. 남인도의 고산도시, 우띠를 거닐다.(2013. 2. 19. ~ 2. 21.)
우띠(우드하가만달람), 인도
고카르나를 떠나와 기차는 다음날 아침에서야 마이소르에 도착했다. 마이소르에 방문한 목적 중에 가장 핵심은 마이소르 궁전의 점등식을 보는 것이었는데 일요일에 하기 때문에 다른 도시에 갔다오는 편이 나을 것으로 보였다. 코치 부근은 출국시 방문할 예정이라 동선이 예쁘게 떨어지지 않았고 첸나이 방면은 조금 먼 감이 없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남인도의 휴양지라고 불리는 우띠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었고 도착해서 열심히 핸드폰과 론리플래닛을 찾아보다가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솔직히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우띠라는 곳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가는지 알지 못했다. 마이소르 정션에서 마이소르 공영터미널로 이동해보니 수많은 버스들이 있었다. 주변에 우띠로 가는 방법을 여쭤보다보니 우띠로 가는 인도인이 자신을 따라오라며 안내해줬고 수많은 인파 속에서 우띠행 버스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차창 너머의 풍경은 평지에서 점점 산악지형으로 바뀌어갔고 마치 우리나라 강원도의 풍경을 보는 것 같은 익숙함이 묻어있었다. 조금 다른 것이라면 차 재배지가 정말 많았다는 것. 마이소르에서 우띠까지 가는 로컬버스의 가격은 117루피이다.
중간에 한 번 쉬어가는 시간이 있었는데 옥수수를 구워서 파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인도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길가에 쓰레기가 별로 없었고 집들은 깨끗했으며 선선한 느낌이 기분 좋았다.
우리나라로 치면 대관령과 같은 느낌이랄까, 전체적으로 평평한 지대와 오르막 지대가 아우러진 지형에 우띠는 자리하고 있었다.

우띠는 해발고도 2500M가량에 위치하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청량감이 가득 담긴 하늘을 보여주었다.
전원의 풍경이랄까, 우리나라 남해나 산간에서 볼 수 있는 다랭이논과 같은 계단으로 나눠진 밭들이 널려있었다.
아래 중앙에 보이는 목초지는 말을 훈련시키는 장소와 경마장의 역할을 겸했다.
평화로운 한 때.

우띠는 적당히 걷기에 좋은 동네이다. 대중교통을 따로 이용할 필요도 없고 왠만한 곳은 도보로 이동할 수 있다. 근교로 트레킹을 나가 산림 속에 녹아있는 피톤치드를 양껏 마실 수도 있다.



쿤누르의 모습, 내가 우띠를 방문했을 당시에 노조의 파업이 있어 우편물 발송 및 행정 업무 처리가 불가하였다. 그래도 버스와 기차는 운행을 하더라. 쿤누르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쿤누르 부근을 트레킹한 뒤에 토이트레인을 타고 우띠로 복귀하였다.



토이 트레인이 멈추는 우띠역




우띠에는 YWCA 도미토리가 있어서 150라는 가벼운 금액으로 숙소를 해결할 수 있었다. 방을 찍어둔 사진이 없어 트래킹을 마치고 비참하게 나왔지만 내 사진을 첨부했다. 도미토리는 북인도에서나 있을 법한 혼성 도미토리였다. 옆자리는 프랑스 여행객이었는데 잠버릇이… 그랬다. 화장실 및 세면실은 외부에 공용으로 설치되어 있어서 사용할 수 있다. 참고로 도미토리 말고도 펜션도 같이 운영하고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우띠는 거닐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고카르나에서 걸려온 것 같은 나른함이 계속 감도는 가운데 미리 작업해두었던 사진을 인화하기도 했고 카페에서 쉐이크를 마시면서 엽서를 쓰는 느긋함을 보였다. 한편 도미토리에서 만난 다국적 사람들과 보드게임을 하기도 했고 함께 트래킹을 가기도 했다. 그중 프랑스 출신의 한 여행객은 정말 비포 선라이즈에 나오는 여주인공 마냥 이뻤다. 맛집으로는 호텔 콜롬보의 밀즈가 훌륭한 편. 두 번 먹으러 갔다. YWCA는 아주 약간 외곽에 있는 편이긴 하지만 바로 앞에 구멍가게와 로컬 음식점이 있어 출출할 때 이것저것 먹을 수 있었다. 고카르나에서 너무 많은 생각을 해버려서 우띠에서는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발길가는대로 돌아다닌 것 같다.
우띠에서 마이소르로 나올 때 역시 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탔는데 볼보 버스가 있어서 냉큼 질렀다. 그래봤지 280루피 밖에 안한다는 여행 막바지에 이른 여유로움이지만 북인도에서 10루피도 사기당하기 싫어 악착같이 떠올라 버스를 타고 가는 도중 웃음을 터뜨리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