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우도행 여객선

 

여행을 넉넉하고 여유롭고 즐겁게 하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두툼한 지갑? 아니면 사표 던지기? 물론 경비의 여유가 있고 시간이 충분하다면 환상적인 여행을 할 수 있겠죠? 그런데요, 환상적인 여행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있어요. 그건 바로 여행이 끝나갈 때의 괴로움이에요. 만약에 가방을 꾸릴 때의 설렘보다 여행이 끝날 때의 괴로움이 훨씬 더 크다면 다시는 여행 계획을 세우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엔 여행이 즐거우려면 이런 마음을 가져야 하는 거 같아요. 분명 다음에 나는 또 여기에 올 수 있다. 이별이 견딜 수 없이 슬픈 건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그런 생각 때문이에요. 여행지와의 이별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런 말이 있죠? 두고 온 나뭇잎 배는 엄마 곁에 누워서도 생각이 난다. – 라디오천국 오프닝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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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워하는 대상이 간혹 있다. 훈련을 받으러 가던 날 차에서 먹다 남기고 온 잣과자가 부실한 저녁을 먹고 누워있는 동안 그렇게 생각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개를 키우고 있을 때는 반찬통을 헤집어놓고 나의 관심을 끌기 위해 여기저기 난장판을 만들던 녀석이 조금은 싫었는데 더이상 내 집에 개가 머물지 않고 가죽에 베어있던 냄새가 사라질 때쯤 그리워했다. 그리움의 정서는 어쩌면 부재에서 비롯하는 것일 수도 있다. 아니, 부재에서 비롯한다. 여행에서 그 부족한 감정이 오롯이 채워진다고 볼 수는 없다. 누군가는 비우기 위해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누군가는 채우기 위한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목적과 수단, 그리고 꿈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지만 여행을 했던 사람이나 여행을 앞둔 사람들에게 있어 공통된 심상을 한 가지 뽑아보자면 아무래도 그리움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