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길을 걷는다. 3일차, 피로가 슬슬 몰려올 만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걷는다. 이는 우리 앞에 길이 놓여있기 때문이다. 배를 타고 성산항으로 나와 성산을 내려보고 있는 성산일출봉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엄홍길 대장은 산이 거기에 있어서 올랐다고 했다. 우리는 길이 끊기지 않았기 때문에 걸었다. 길이 끊겼을 때는 새로운 길을 만들며 걸었다.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는 것은 젊은 우리에게 내려진 저주이자 동시에 축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