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라오스] 015 우유네



치앙마이 님만해민 외곽에 우유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방콕에서 치앙마이로 이동하는 야간버스에서 일단 여기에 가보고 다음 일정을 생각해보자 했고 이른 아침 발을 들여놨을 때는 여기가 빠져나오기 만만치않은 늪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언제든 혼성으로 돌변할 수 있는 도미토리에는 장기여행객들의 짐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고 위험한 향기를 머금고 있는 공기가 낮게 깔려 있었다. 이곳에서의 일상은 일상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처럼 지극히 자연스럽게 시작된다. 사람들이 하나 둘 닭덮밥이나 갈비탕이라고 불리는 음식을 먹으러 가는 소리에 아침을 맞이하며 햇빛이 살짝 들어오는 입구 쪽 책상에서 식후 커피를 한 잔씩 한다. 가끔 사장님인 우유 씨가 커피를 주문 받기도 한다. 커피까지 한 잔 한 뒤에 밖을 헤매다 밤늦게 들어오면 아침에 커피를 마시던 테이블이 금새 기존에 있던 사람들과 새로운 사람들의 대화장으로 변한다.

대화의 양상을 제법 비슷하다. 오늘 어디에 갔다 오셨어요. 어디에서 오셨어요. 어디에서 가세요? 얼마나 여행하세요? 마치 영어에서 Hello, I am fine and you에 버금가는 대화로 어색함을 애써 풀던 사람들은 대화의 흐름에 따라 그리고 술 기운을 살짝 빌려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보통 12시 전에 끝나는 술자리이지만 누군가가 부족한 맥주를 아쉬워할 때쯤이면 소박하게나마 다음 술상이 열리기도 한다. 이곳에서 만났던 사람들은 대다수 자신이 여행객이라는 사실과 게스트로서 이 곳에 있다는 현실을 자각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에게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고 섣부른 조언을 해주지 않았고 그러한 분위기가 자아내는 현장감이 좋았다. 언젠가 우유 씨가 말했던가 방문하지 못했던 빠이와 겪어보지 못한 태국의 축제를 만나러 갈 때까지 그 자리에 있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