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혼이 내리는 시간은 낮과 밤의 경계 그 이상을 뜻한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는 매직아워라고 통하는 시간대가 여기에 속한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에게는 보금자리로 돌아가는 신호탄이다. 그리고 여행자는 오늘 겪었던 일을 다른 여행자와 나누러 돌아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다. 해가 저 멀리 지평선으로 넘어가면서 내일 다시 만나자며 인사를 하고 거리의 가로등이 하나 둘씩 점등하면 낮의 무더위는 한풀 꺾이고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이른 저녁을 먹다가도, 거기에 맥주를 한 잔 곁들이다가도 공기에 따뜻한 붉은 빛이 가득 맴돌면 그 시간이 흐르는 것을 가만히 지켜본다. 일출도 좋지만 일몰의 순간을 더 좋아하기 때문일련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