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의 본질은 무엇일까? 집을 떠나와 새로운 곳을 떠도는 것? 일상을 벗어나는 것? 어떠한 정의도 옳다. 하지만 여행에서 사람을 뺄 수 없다. 그 사람이 오리진이든 여행자이든 여행에서 사람을 빼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여행은 어떻게 보면 또 다른 사람을 만나러 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사람이 내게 좋은 사람일수도 있고 내게 좋지 않은 사람일수도 있다. 디우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나는 그 사람도 만났다. 그 사람은 내가 곧 떠날 것이 자명하므로 나랑 친해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당황했지만 곰곰히 생각해본 결과 사람마다 정을 붙이는 정도가 다른데서 출발한 문제가 아닌가 했다.
사람들에겐 누구나 벽이 있고 벽에는 조그마한 문이 달려있다. 사람마다 문의 크기와 종류가 다른데 이 문을 통해서 그 사람과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문의 물리적 특성 뿐만 아니라 문을 열고 닫는 그 사람의 태도라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모습은 사람들이 정을 붙이는 행동에 투사된다. 그 사람은 단지 한 번 정을 붙인 대상에게서 정을 거두어들이는, 즉 정을 떼는 것이 두려워 내게 문을 열어주지 않았던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