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에서 얻는 것과 버리는 것이 있다. 얻는 것에는 기억과 향수가 있다. 기억의 범주는 사람, 사물을 가리지 않는다. 푸시 산에서 일몰을 보던 순간과 함피의 돌무더기 위에서 음악을 들으며 바라본 일몰은 똑같은 일몰임에도 분위기가 다르다. 그 다른 차이점 속에서 우리는 뉘앙스를 발견한다. 장면을 기억하게 된다면 그 장면 속에 사람을 채워넣게 된다. 여행을 한 번 떠날 때 오랫동안 연락할 사람들을 얻는다. 사실 나는 사람의 인적정보를 정말 못 외우는 편인데 여행은 그런 나에게 기억할 사람들을 선물해준다. 향수는 떠나온 곳과 떠나갈 곳에서의 일화로 기억된다. 한국에서 여행을 떠나기전 먹었던 돼지고기 김치찌개의 맛과 치앙마이 이름없는 주스 집에서 종업원과 눈을 조심스레 마주치며 먹었던 수박주스의 맛이라는 인상으로 남는다.
여행에서 많은 것을 버리기도 한다. 버림은 지금까지 나의 삶 속에 중요하게 자리잡고 있다. 버리는 행위를 받아들이지 못해 쓰레기도 버리지 못했던 유아기의 나에 대한 반증인지 나는 너무 많은 것들을 쉽게 버려왔다. 청소란 쓰레기봉투로 시작해서 끝나는 것이었고 다니던 학교도 버렸으며 손에 들고 다니기 싫어서 짐을 버렸다. 가끔 생각한다. 여행은 심플함 자체를 추구하는 행위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