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 혼자 걷는 길

 

청산도를 비롯한 남해 지방은 지형적 여건을 극복하여 농사를 짓기 위해 층을 나눠서 경작하는 다랭이논이 자주 나타난다. 펜션을 나와 배낭을 메고 걷는 슬로길은 성수기에선 조금 벗어난 편이었고 청산도에는 동네 주민들을 빼곤 상당히 적은 낯선 사람들이 활보할 뿐이었다. 그조차도 넓은 청산도에 흩어져 있기에 혼자라는 느낌을 만끽하며 걸을 수 있다. 동네를 통과해 지나갈 때는 햇빛을 피해 정자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동네 주민들과 인사할 수 있었고 마을을 벗어나면 펼쳐진 자연이 날 맞이해주었다. 왜 슬로길이냐? 가보면 안다. 빠듯한 서울살이, 지하철 환승을 위해 달리고 뛰는 사람들에게 치이던 현실로부터의 도피. 청산도에 가면 느긋하게 걷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