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4 바다 옆에서

어떤 곳에 있든 바다는 항상 옳다. 바다를 옆에 끼고 조금은 험할 수 있는 길을 여름 땡볕 속에서 걷는다. 아까 물통을 놓쳐 물이 없었기 때문에 저 파란 물에 빨대 꽂고 들이키고 싶지만 거리도 멀고 맛도 짜다. 내가 처음 바다에 간 것은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이었다. 강원도 속초에 있는 여느 해변처럼 해송이 심어져있는 그곳에서 캠핑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비로소 바다가 넓고 깊으며 바닷물은 내가 마시던 물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다를 만나러 가는 길은 녹록치 않았다. 꼬부랑거리는 길을 넘어가야 했고 지루한 차 속에서 멀미라는 적도 만나야 했다. 어렸을 때 차에 타기만 하면 멀미를 했던 난 차에서 담배를 피는 아버지가 그렇게 미울 수가 없었다. 담배 냄새를 맡으면 괜히 더 멀미 기운이 올라오는 것 같았다. 한계령 휴게소에 와서야 겨우 숨을 돌리고 지독하게 더러웠던 화장실을 다녀온 뒤면 지금까지 달려온 거리를 헤어려보게 되었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바닷가에 텐트를 치고 수영교실에서 배운 물장구를 쳐보았지만 파도에는 개헤엄만한 것이 없더라. 제대로 된 수영을 배우게 된 건 먼 시간이 지나 육사에서의 수영 수업 도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