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려고 컵라면을 끓이고 전자레인지에 핫바를 돌리던 중, 하늘의 껴있던 구름은 자신이 머금고 있던 습기를 이리저리 던지기 시작했다. 불안한 마음은 안고 해안을 거닐던 사람들은 마침 갖고 있던 우산꽃을 피웠고 자신의 여행운에 자신있었던 사람들은 편의점 투명우산을 사러 왔다. 나도 우산을 쓸까 하다가 지나가는 비인 것 같아서 물이 새는 밀짚모자를 눌러쓰고 우도를 걸었다. 해안가를 따라 조심스럽게 걷는데 진짜 지나가는 비였는지 비는 잦아들고 구름 사이로 해가 비추었다. 어디까지는 비가 내리는데 어디까지는 비가 내리지 않는 그 경계는 비가 끝나는 곳이었으리라. 해안도로는 평소와 다르게 조용했고 구름 사이로 햇빛만 번쩍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