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8 말과 낙타

 

내일 그대의 낙타를 팔고 대신 말을 사게. 낙타는 사람을 배신하는 짐승이라서, 수천 리를 걷고도 지친 내색을 않다가 어느 순간 무릎을 꺾고 숨을 놓아버리지. 하지만 말은 서서히 지치는 동물이야. 앞으로 얼마나 더 달릴 수 있을지 그리고 언제쯤 죽을지 가늠할 수 있다네.

 

연금술사에서 나온 말이다. 인도여행을 갈 때 연금술사 영문판을 가져가서 밥을 기다리며 읽곤 했다. 인도 식당은 식사시간에는 탈리를 주문하지 않은 이상 밥이 내 앞에 놓이기 전까지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려 책을 들고 다니며 읽었다. 이것이 진짜인지 궁금했지만 나의 여행은 절박하지 않았고 내 엉덩이는 두껍지 않았으며 말과 낙타가 갖고 있는 인내심보다 내 인내심이 훨씬 짧았다. 그래서 말과 낙타를 논할 것이 아니라 그것과 함께 할 인간의 인내를 논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