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5 집어등

 

협재해수욕장에 붙어있다 생각해도 무방한 협재게스트하우스에는 치킨 파티라는 것이 있다. 그날의 게스트 중 신청을 받아 치킨 파티를 열어주는데 하필 그날 게스트하우스에서 닭을 주문하는 치킨집 사모님이 몸이 안 좋으신지 영업을 안한다고 하였다. 치킨을 먹지 못할 생각에 시무룩한 마음을 안고 괜히 나쁜 생각이 피어올랐다. 사람은 참 미물이다. 치킨 하나에 이렇게 마음이 기우뚱해지니 말이다. 그러던 와중에 도미토리 같은 방에 있는 형님과 의기투합해서 ‘그 집만 치킨이냐? 널린게 치킨집이다.’라는 표어 아래 치킨을 공수해왔고 우리가 가져온 치킨을 본 사람들은 합석하자고 하기는 커녕 우리에게 방법을 물어 자기들끼리 치킨을 먹었다. 각자 친구들과 치킨을 뜯는 서울 어느 호프집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 협재에 펼쳐졌고 우리 테이블엔 공항에서 근무한다는 형님들이 꼈다. 형님들과 어울려 치킨과 맥주를 즐기는데 바다 수평선 저 너머로 집어등이 하나씩 켜졌다. 바삭한 치킨과 몽롱해지는 정신 속에서 저기 저 집어등만이 하늘과 바다의 경계를 알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