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늦게나마 맞춰놓은 알람이 울렸다. 새벽 일찍부터 열리는 물길 때문에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 모기장을 열고 나와 후레쉬를 하나 들곤 새벽 산행을 시작했다. 바다라 일찍부터 밝아왔고 울퉁불퉁한 산길은 후레쉬가 없이도 갈 만 했다. 언덕을 넘어서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외로이 서 있는 등대섬, 등대섬으로 가는 자갈밭은 열려있었고 서서히 밝아오는 하늘이 있었다. 이른 새벽, 해가 뜨기도 전에 이 곳에 온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당일치기로 빠져나가는, 거쳐가는 섬이지만 이러한 섬에서의 일박은 꽤 나쁘지 않았다. 2011년에 만났던 등대는 건재했고 그 때와 다른 점은 사람이 없다는 것과 몽환적인 분위기. 해가 뜨고 나서도 한참동안을 등대섬에서, 등대 옆에서 서성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