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4 새벽의 등대섬

 

어제 늦게나마 맞춰놓은 알람이 울렸다. 새벽 일찍부터 열리는 물길 때문에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 모기장을 열고 나와 후레쉬를 하나 들곤 새벽 산행을 시작했다. 바다라 일찍부터 밝아왔고 울퉁불퉁한 산길은 후레쉬가 없이도 갈 만 했다. 언덕을 넘어서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외로이 서 있는 등대섬, 등대섬으로 가는 자갈밭은 열려있었고 서서히 밝아오는 하늘이 있었다. 이른 새벽, 해가 뜨기도 전에 이 곳에 온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당일치기로 빠져나가는, 거쳐가는 섬이지만 이러한 섬에서의 일박은 꽤 나쁘지 않았다. 2011년에 만났던 등대는 건재했고 그 때와 다른 점은 사람이 없다는 것과 몽환적인 분위기. 해가 뜨고 나서도 한참동안을 등대섬에서, 등대 옆에서 서성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