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난히 버스를 많이 탔던 여름 여행을 뒤로 하며 다음 여행에선 기차를 좀 타야겠다고 생각했다. 11월, 동해남부선이 바뀌어 더 이상 해변으로 기차가 지나지 않게 되기 바로 직전 부산 여행을 다녀오면서 그 생각은 더욱 분명해졌다. 간이역을 관광화하는 움직임은 많지만 승무원이 떠나고 기차도 멈추지 않는 간이역은 제법 많다. 그래서 떠났다. 간이역과 간이역 주변의 삶들을 목격하고자 연말 영하 20도의 바깥 공기에 몸을 던졌다. 최대한 숙박을 줄이기 위해 청량리에서 강릉으로 가는 야간열차에 몸을 실었고 입석표를 좌석표로 바꾸어 자다보니 새벽 강릉에 도착했다. 강릉에서는 편의점에서 따뜻한 라면을 먹으며 시간을 떼우다 첫 차가 다닐 때 다시 역으로 돌아와 석포역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