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걷다

 

석포역에 온 이유는 오지라고 불리는 승부역까지 도보로 이동하기 위해서였다. 석포역 근처 마을에서 아침식사를 간단하게 하고 12km의 트레킹을 시작했다. 산 속 깊숙한 곳에 있어서인지 날씨는 추웠고 갖고 있는 옷을 모두 입으니 조금 나았다. 영하의 온도 속에 햇빛조차 투명하게 얼어붙었고 카메라의 마그네슘 바디는 얼음의 촉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길은 다소 위험했지만 인적만큼 차 또한 드문 편이라 걸을만 했다. 길을 걸으면 걸을수록 세상 속에 우리만 존재하는 것 같았고 옆에 있는 사람이 내뿜는 김이 그래도 넌 혼자가 아니야라며 다독여주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