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여름인데 사진 속의 풍경은 겨울이다. 내가 느꼈던 모든 어려움은 사그라들고 여행에서의 단촐한 행복만 남는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좋은 풍경을 보는 것,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 지난 겨울의 추위를 그리워하는 동안 헤드폰 사이로 빗소리가 뚫고 들어온다. 사진은 여행이라는 기억을 불러오는 매개체다. 예전에 찍었던 사진을 하나 하나 넘겨보며 그리움이라는 감정으로 절여진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다 이내 덮는다. 삶이 계속되는 한 여행도 계속될 거다. 그럴 거라고 믿는다.